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항공사고 두 가지를 소개합니다. 이 2건의 사고는 약 5달의 간격으로 비슷한 사고 경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두 사고 출시한 지 얼마 안 된 새 기종 보잉 737 MAX 8 이고 안타깝게도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사고입니다.
라이언 에어 610편 사고
2018년 10월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을 출발한 지 13분 만에 바다로 추락한 사고입니다. 해당 기체는 보잉 737 MAX 8로 동년 8월 13일에 인수된 지 2개월 정도밖에 안된 새 비행기였습니다. 610편은 정상적인 이륙 후 무엇인가에 홀린 듯이 기체는 상승과 하강을 거듭하다가 결국 급강하하여 바다에 추락합니다. 관제탑 레이더에서 사라진 후 헬리콥터와 선박 등을 동원 사고지점에 파견하고 추락한 610편의 잔해를 발견합니다. 너무도 산산이 부서진 610편은 바다로 추락 당시 얼마나 빠른 속도로 급강하 했는지 짐작하게 합니다. 탑승객 189명 전원 사망.
이륙부터 추락까지 너무도 짧았던 그 순간을 정리해봤습니다.
- 6시 21분 00초 610편의 이륙은 순조롭게 진행
- 6시 21분 40초 평소보다 상승각이 점점 낮아지기 시작
- 6시 22분 05초 ~ 15초 플랩 접음과 동시에 수평꼬리날개가 기수를 내리는 방향으로 동작하여 기체 급강하. 10초간 동작 후 멈춤.
- 6시 22분 15초 ~ 30초 2,150피트까지 상승 후 수평비행
- 6시 22분 48초 플랩을 5도 내리자 수평꼬리날개 움직임 멈춤
- 6시 24분 40초 ~ 52초 상승이 둔화되면서 고도 5,450피트 도달 후 다시 하강 시작
- 6시 24분 52초 ~ 28분 00초 플랩을 다시 접자 수평꼬리날개가 제멋대로 기수를 내리는 방향으로 동작. 약 5,000피트 상공에서 상승과 하강을 수차례 반복
- 6시 29분 00초 순간적으로 -3,000피트 급하강 및 +2,000피트 급상승
- 6시 30분 58초 조종계통에 문제가 있다고 관제탑에 통보
- 6시 31분 03초 5,500피트 상공에서 급강하 시작
- 6시 31분 09초 계기들 수치가 맞지 않아 고도를 알 수 없다고 관제탑과 교신
- 6시 31분 35초 강하율을 잠시 억제했던 기체는 다시 급강하 시작
- 6시 31분 56초 정상적인 강하율의 10배 이상, 시속 700km 속도로 급강하하며 레이더에서 사라짐
자카르타 북동쪽 65km 자바해 해상에 추락한 610편은 산산조각난 기체와 더불어 온전한 시신조차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한 상황이었습니다.
에티오피아 항공 302편 사고
2019년 3월 10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볼레 국제공항을 출발 케냐 나이로비 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에티오피아 항공 302편이 출발한 지 약 6분 만에 추락하였습니다. 같은 기종의 라이언 에어 610편 사고 후 약 5개월 만에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다시 발생한 것입니다. 302편 또한 2018년 11월 15일에 에티오피아 항공에 인계된 새 비행기로 짧은 기간 안에 같은 기종의 새 비행기가 비슷한 유형으로 추락했다는 사실은 기체결함을 의심하는 계기가 됩니다. 아디스아바바 공항에서 동쪽으로 62km 지점에서 추락하였으며 사고 현장에는 산산조각이 난 기체와 추락 충격으로 패인 땅은 당시 기체가 엄청난 속도로 급강하하여 추락했음을 짐작하게 하였습니다. 탑승객 157명 전원 사망.
이륙부터 추락까지 너무도 짧았던 그 순간을 정리해봅니다.
- 8시 37분 54초 302편 순조로운 활주 및 정상 이륙
- 8시 38분 44초 기장석 받음각 센서 오작동(부기장석 받음각 센서와 불일치).
- 8시 38분 58초 고도 400피트 통과. 오토파일럿 작동 시도하였으나 꺼짐. 2초 뒤 다시 작동시켰으나 꺼짐.
- 8시 39분 22초 고도 1,000피트 통과하며 오토파일럿 작동 성공
- 8시 39분 28초 기체 방향타 좌우로 작동하며 기체도 좌우로 흔들림 발생
- 8시 39분 46초 주날개 플랩 접음
- 8시 39분 55초 오토파일럿 꺼짐. 관제탑에 조종계통 이상 발생 교신
- 8시 40분 00초 MCAS(Maneuvering Characteristics Augmentation System : 조종특성향상시스템) 기체 실속으로 판단하여 개입 시작하며 수평꼬리날개가 기수를 내리는 방향으로 조작
- 8시 40분 03초 GPWS(Ground Proximity Warning System : 지상접근경보장치) "Don't Sink" 경고음. 기장은 조종간을 당겨서 하강을 억제하는데 성공. 기체 상승 시작
- 8시 40분 20초 MCAS가 다시 개입하며 기체 하강 시작
- 8시 40분 23초 ~ 31초 GPWS "Don't Sink 경고음 다시 시작.
- 8시 40분 35초 수평꼬리날개 트림 스위치를 조작하여 꺼버림
- 8시 40분 41초 MCAS가 기수를 내리려고 개입하지만 트림 스위치를 꺼버렸기 때문에 급강하는 일어나지 않음
- 8시 40분 44초 기장은 조종간 당기라고 3번 외침
- 8시 40분 42초 ~ 43분 11초 MCAS가 꺼졌지만 수평꼬리날개 트림은 기수를 내리는 방향으로 이동. 기장과 부기장은 계속 조종간을 당김
- 8시 43분 20초 또다시 수평꼬리날개 트림이 기수를 내리는 방향으로 작동. 기체 급강하 시작
- 8시 43분 43초 302편 추락.
추락 당시 약 900km/h 속도로 측정되었으며 이로 인해 사고기는 사고지점에 큰 구덩이를 만들며 기체가 산산조각이 나버립니다. 라이언 에어와 마찬가지로 발견 당시 온전한 시신이 없을 정도로 심하게 훼손되어 충돌 당시 충격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두 번의 사고 이후
라이언 에어 610편 사고 후 약 5개월 후 에티오피아 항공 302편이 추락하면서 보잉 737 MAX 기종은 잠정 운항 중지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사고 다음날 중국의 운항 중단을 시작으로 사고 해당국인 인도네시아, 에티오피아를 비롯하여 대한민국, 남아공, 몽골, 싱가포르, 브라질 등 여러 나라에서 운항을 금지했습니다. 2019년 3월까지 737 MAX 기종은 전 세계 47개 항공사에 350대의 판매고를 올린 기종이었습니다. 이 엄청난 수의 항공기가 한순간에 발이 묶이는 전대미문의 사고였던 것이었습니다.
보잉 737 MAX가 출시되면서 기존 737 클래식, 737 NG에 없던 MCAS(Maneuvering Characteristics Augmentation System : 조종특성향상시스템)로 인해 추락한 것으로 추정하였고 이후 이 사고를 조사하면서 놀라운 사실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이 사고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다운폴 : 더 보잉 케이스로 만들어질 정도로 시사하는 바가 큰 사고이고 사건이었던 것이었습니다.
결국 보잉의 항공기는 안전하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보잉은 회사의 건전성과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게 되는 결과가 나오게 되고 당시 CEO였던 데니스 뮬렌버그가 737 MAX 결함 사태를 책임지고 물러나게 됩니다. 이후 MCAS 관련된 결함을 보완하고 업그레이드하여 현재는 많은 나라에서 운항을 재개하였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 두건의 대형 항공사고가 일어나게 된 보잉 737 MAX의 탄생 배경과 MCAS가 왜 항공기를 위험에 빠뜨리게 되었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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