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7월 1일 독일 남부 위버링겐 상공에서 벌어진 참극이다.
바시키르 항공 소속 2937편(기종 Tu-154M)과 DHL 611편(B757-23APF) 화물기가 공중에서 충돌한 사고로 2937편은 모스크바에서 출발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향하던 길이었고 611편은 이탈리아 베르가모에서 이륙 벨기에 브뤼셀로 향하고 있었다. 각자의 도착지로 향하던 이 두 항공기가 어떻게 공중에서 충돌하여 전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는지 알아본다.
사고 상황
모스크바와 베르가모에서 출발한 두 항공기는 독일 상공에 진입한다. DHL 611편은 연료절감을 이유로 고도 상승을 요청하고 관제사는 이를 허락하여 36,000피트로 고도를 상승한다. 모스크바에서 출발한 2937편은 이미 36,000피트 상공에서 비행 중이었다. 이 두 항공기를 관제하던 취리히 관제소는 충돌 몇 분 전 에어로 로이드 1135편(A320)의 지연된 상태로 프리드리히샤펜 국제공항에 접근을 유도하고 있었다.
[이 당시 취리히 관제소에는 피터 닐센 관제사 혼자 근무중이었다. 규정에 위배되지만 다른 관제사들은 그날 밤 다른 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관제가 바쁜 낮시간이 아닌 비행이 적은 야간이었기 때문에 이런 관행을 보여왔던 것이다. 이러한 관행은 몇 년 전부터 지속되어 왔으며 관리도 미흡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피터 닐센은 프리드리히샤펜 공항에 지연된 항공기의 도착을 알리기 위해 여러차례 연락을 해보지만 스카이가이드 주 전화 시스템은 마침 보수 공사로 다운되어 연락이 되지 않았다. 이러한 사실을 모른 채 여러 차례 연락을 하며 시간이 지연되었고 이는 한꺼번에 3대의 항공기를 번갈아 가며 관제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공중에서 비행중인 두대의 비행기는 이러한 사실을 전혀 모른 채 비행 중 TCAS(공중 충돌 경보 시스템)가 울린다. TCAS는 두 비행기가 충돌 궤도에 있을 경우 상호 간 통신으로 한쪽은 상승 한쪽은 하강을 지시하여 충돌을 피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이때 TCAS는 DHL 611편에 하강을 지시하고 2937편에 상승을 지시한다. 611편은 TCAS의 지시에 따라 즉각 하강했고 이 메시지를 관제소에 보내지만 피터 닐센 관제사는 이 메시지를 듣지 못한다. 관제사는 충돌 궤적을 그리고 있던 두 항공기 중 2937편에만 하강 지시를 한다. 그리고 611편에는 아무런 메시지를 보내지 않는다. 피터 닐센 관제사는 한쪽만 하강해도 충돌은 면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피터 닐센은 다시 에어로 로이드 1135편 착륙 유도에 집중한다.
하강 지시를 받은 2937편 조종사들은 TCAS 경보 알림은 상승을 지속해서 알리지만 그들은 관제소 지시대로 35,000피트로 하강하고 611편 조종사들은 35,000피트로 하강을 했음에도 TCAS 경보는 계속해서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이 상황을 의아하게 생각했던 611편 조종사는 계속해서 관제소에 연락을 취하지만 관제소는 계속해서 통신이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같은 고도를 비행하던 611편과 2937편은 서로의 기체를 육안으로 확인한 후에야 고도를 변경하지만 대응이 어려웠고 611편이 2937편 밑을 비껴 나가지만 수직꼬리날개에 부딪히게 되고 2937편 동체는 칼날에 베이듯 두 동강이 납니다. 이 충격으로 611편도 수직꼬리날개가 파손되고 기체 통제가 어려운 상황에 놓입니다.
2937편은 공중에서 두동강 나면서 폭발하여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의 잔해로 지상에 뿌려지게 되고 수직꼬리날개를 잃은 611편도 충돌 지점에서 약 7km 정도 비행하였지만 통제를 잃은 기체는 지상에 추락하게 됩니다.
사고 분석
당시 사고 원인에 대해 분석한 내용이다
야간 관제 근무 규정을 어긴 스카이가이드 회사의 과실과 당시 관제를 맡았던 피터 닐센 관제사의 허술한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2명 이상의 인원이 항시 관제하도록 되어 있던 규정을 이용해 2명만 배치하였고 그마저 1명은 근무지를 이탈해 휴식을 취하고 있었던 것. - 스카이 가이드 회사의 과도한 인건비 절감
같은 상공을 비행하던 두 항공기의 충동 가능성을 염두하고 신중하게 대처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에어로 로이드 1135편 착륙 유도에만 신경 쓰며 트래픽이 많지도 않았던 상황에서 두 항공기를 주시하지 못한 점.
같은 상공을 비행하던 두 항공기에 각각의 상승 하강 메시지를 명확하게 하지 못한 점. - 관제사 과실
TCAS 경보를 우선 할 것인지 관제사 지시를 우선할 것인지에 대한 불명확성.
이 당시 TCAS 경보를 따라야 한다는 규정이 강제가 아닌 권고였음.
2937편 조종사는 실제로 상승하라는 TCAS 경보보다 하강하라는 관제사의 지시를 따랐음.
(이 사고 후 ICAO에서 관제사의 지시보다 TCAS 경보를 우선으로 따르라고 세계 공통으로 규정화함)
사고 후
당시 2937편에 타고 있던 대다수의 승객은 학생들로 스페인으로 수학여행을 떠나고 있던 중 참사를 당했습니다.
사실 이 학생들은 이틀 전 다른 항공편으로 떠날 예정이었으나 수학여행을 담당하던 여행사의 실수로 인해 대체 편으로 마련한 2937편을 탑승하게 되었습니다.
사고 당시 관제사 피터 닐센은 다른 업무로 발령을 받아 근무하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을 향한 사회적 지탄과 비난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고 결국 우울증을 앓게 됩니다. 이 사고로 가족을 잃은 칼로예프라는 사람이 나타나 피터 닐센을 찾아가지만 오히려 자신을 냉대하고 신경질적으로 대하자 이해 격분하여 피터 닐센을 살해하게 됩니다. 이 사건으로 칼로예프는 8년형에 처해지지만 사건 당시 정신상태를 참작하여 2년 복역 후 석방됩니다.
이 사고를 바탕으로 한 영화 애프터매스가 2018년 개봉합니다.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주연을 맡았지만 흥행에는 실패합니다.
2937편을 운영하던 바시키르 항공사는 사고의 영향으로 결국 2007년 파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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