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제트 여객기 드 하빌랜드 코멧

제트 여객기가 나오기 전 프로펠러가 달린 여객기로 이동을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긴 여행 시간과 프로펠러 엔진 특유의 소음, 저고도 비행으로 인한 각종 기상 상황의 영향으로 비행 멀미에 시달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바로 1949년 7월 27일 첫 비행에 성공한 세계 최초 제트 여객기 코멧(De Havilland Comet)이 등장하기 전까지 말이죠.

 

 

제트 여객기의 등장

 

제2차 세계대전 후 당시 민간 항공기 시장에서 제트 엔진을 활용한 여객기 개발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그 당시 제조사나 항공사들은 연비에 비해 낮은 출력과 어느 누구도 시도해 보지 않았던 신뢰성 낮은 기체를 민간에 투입하기가 어려웠던 것이었습니다. 차라리 보다 발전된 프로펠러 엔진을 연구하고 있었던 당시 영국의 드 하빌랜드사에서는 비밀리에 제트 여객기 개발을 진행하고 있었고 마침내 코멧이라는 첫 민간 제트 항공기를 선보이게 됩니다.

 

1949년 사람들에게 코멧이 공개되었을때 전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미려하게 뻗은 날개와 날개 일체형 디자인의 4개의 터보제트 엔진은 갑자기 미래의 항공기가 눈앞에 나타난 광경이었습니다.

1952년 5월 2일 런던-요하네스버그 노선에 정식 취항하면서 당시 프로펠러 여객기 속도의 두배인 740km/h로 비행해 획기적으로 여행시간을 단축시켜버립니다.

주문은 물밀듯 쏟아졌고 항공기 시장을 주름잡던 미국에서도 발주가 들어오게 됩니다.

 

 

끊임없는 사고

 

정식 취항한지 불과 몇 달 후 2건의 사고가 발생합니다. 활주로 이탈 사고였는데 이 사고는 조종사 과실로 여겨집니다. 조종사들이 제트 여객기 조종에 익숙하지 않아 프로펠러기 조종하듯 이륙 시 기수를 너무 높이 들었다는 것이 그 이유였죠. 하지만 1953년 5월 2일 인도를 출발한 코멧이 비행 중 공중분해가 되는 사고를 겪습니다. 1954년 1월 10일에는 로마에서 출발한 코멧이 공중에서 폭발했습니다. 이때 많은 수의 코멧을 보유하고 있던 영국국제항공사는 잠정 비행 중단을 내립니다. 당시 사고의 원인이 엔진의 폭발로 인해 생겼다고 생각한 나머지 엔진 덮개를 보강하고 다시 비행을 시작합니다. 여러 사고들이 줄잇는 가운데서도 대중들은 코멧에 대한 믿음이 강했고 비행기 탑승에 거부감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1954년 4월 8일 사우스아프리카 소속 코멧이 불과 3개월 만에 지중해 상공에서 공중분해가 됩니다. 이로 인해 전 세계에 운항 중인 코멧은 비행이 금지됩니다.

 

 

사고 원인

 

짧은 기간에 벌어진 많은 사고들로 인해 대대적인 조사가 이루어집니다. 그 결과 고고도 순항 및 이착륙을 반복하면서 가압/감압이 반복되어 생긴 금속피로와 지금은 볼 수 없는 사각형 모양의 창문으로 모서리 부분에서 생긴 균열로 인해 피로해진 금속동체에 영향을 주어 동체가 산산조각 나버렸던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처음 시도되는 제트 여객기가 고고도를 비행하는데 당시 동체 두께에 대한 규정이 상당히 얇은 편이었었고 이 규정은 가압/감압을 견딜 수 없던 규정이었습니다.

이 참사들을 통해 새로운 규정이 만들어지고 코멧 2,3,4형이 제조될때 원형 창문이 달리는 개선된 형태로 제작됩니다.

 

 

퇴역의 길로

 

개선된 형태의 코멧 후기형이 등장하지만 항공사들의 주문은 끊어지게 됩니다. 게다가 코멧 4가 등장해 세계 최초로 대서양을 횡단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강력한 라이벌인 보잉에서 707을 출시하고 기체 크기, 승객수, 항속 거리등 모든 면이 우수한 707에 경쟁에서 밀리게 됩니다. 코멧 4가 76대를 판매할 동안 707은 1000대 이상을 팔았고, 더글라스사의 DC-8도 500대를 판매했던 것을 보면 너무도 초라한 성적이었습니다. 드 하빌랜드 사는 코멧 5의 개발 계획을 천명하지만 어떠한 항공사도 발주하지 않아 시제기조차 만들어내지 못하고 1964년 코멧은 단종의 수순을 밟습니다.